계시록, Revelations (Movie 2025)
계시록 (2025)
Genres : 스릴러,범죄,미스터리
Director : 연상호
Actors : 류준열, 신현빈, 신민재, 한지현
Release : 2025-03-20
Overview : 신의 계시를 받았다 믿고 실종 사건의 범인을 단죄하려는 목사와 죽은 동생의 환영에 시달리면서도 끈질기게 범인을 쫓는 형사. 어두운 현실 속 각자의 믿음을 따르는 자들의 추악한 민낯이 드러난다.
Actors on OTT
2010년대에는 우리나라에서 연간 약 80편 정도의 드라마가 제작되었고, 2020년대에 들어서는 130편으로 급증했다고 한다. 이러한 급격한 증가는 OTT 플랫폼의 성장이 주요한 이유로 작용했으며, 그에 따라 숏폼 드라마(Short-form Drama)와 같은 새로운 콘텐츠 형식이 등장하며 드라마 시장은 변화를 겪고 있다. 제작 편수가 많아지면서 무명 배우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졌고, 이는 더 많은 배우들이 대중의 눈에 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 속에서 활기차게 활동하고 있는 한 조연 배우가 있다. 눈에 띄는 배우는 아니었지만, 그의 연기는 사실적이었다. 2021년 개봉한 자산어보는 흑산도로 유배된 정약전이 바다에 능한 창대라는 청년과 함께 자산어보를 집필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그 속에서 핍박받는 백성의 역할로 등장한 이 배우는 특색있는 연기를 보여주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 배우는 임성재다. 그는 후반부에 잠깐 등장하지만, 그 짧은 순간이 주인공의 갈등을 일으키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어 극의 긴장감과 흥미를 끌어올린다. 비록 이 영화가 임성재의 첫 작품은 아니지만, 그 장면은 나에게 강렬하게 남아 그 후로 그의 출연작을 눈여겨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현재 그는 수많은 인기 작품에 출연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와 같이 영화에서는 단순히 주연 배우의 등장만이 아닌 조연 배우들의 존재감과 그들의 진심 어린 연기가 작품을 더 풍성하게 만든다. 그들의 존재가 극의 흐름에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는 종종 간과하지만, 그들이 없으면 이야기는 균형을 잃고 작품은 허전해질 것이다.
Supporting Role
연상호 감독의 새 영화 계시록이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되었다. 매번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감독이라, 신작이 공개될 때마다 기대하게 된다. 드라마 방법이 그의 시나리오 작품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부터, 나는 그의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품게 되었다. 인간이 품고 있는 저주의 마음을 주제로 한 이 드라마는 방영 당시 매우 흥미로웠고, 1년 후 개봉한 영화 방법: 재차의까지 자연스럽게 보게 되었다.
방법의 오프닝 훅에서 흰색 차 한 대가 도착한 무당집에 등장한 배우 김신록은 큰 인상을 남겼다. 실제 무당을 출연시킨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들 정도로 강렬한 첫 인상이었고, 이후 그녀는 무언가에 취한 듯한 눈매로 힘겨운 삶을 연기하며 서서히 사라졌다. 방법이 막을 내린 후, 2021년 연상호 감독의 첫 연출 드라마 지옥에서 박정자 역으로 돌아온 김신록은 그 후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재벌 딸 역을 맡아 호평을 받았다. 이후 무빙과 영화 전란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대단한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드라마 지옥에서는 눈여겨보던 배우가 등장한다. 바로 삶의 전부가 딸인 형사 아빠로 등장하는 양익준이다. 그의 표정에는 연기가 없다. 그가 맡은 역할은 그 자체로 자연스러웠고, 인생의 일면을 보는 듯한 깊이가 있었다. 양익준은 그가 감독과 주연을 맡았던 영화 똥파리에서 거칠고 투박한 삶을 살아가는 용역 깡패 역을 맡아 현실감 넘치는 연기와 연출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와 함께 고등학생 연희 역을 맡은 배우 김꽃비뿐만 아니라, 등장인물 대부분이 사실적인 연기로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뒤틀린 믿음으로 광기가 시작된다
계시록의 시작은 연상호 감독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강렬한 시각적 인상이나 서스펜스 효과 없이 평범하게 전개된다. 한 학생을 쫒아 교회로 향하는 배우 신민재의 등장은 다소 어색했지만 자연스러운 상황 전개 속에서 극은 중반을 지나 후반에 이르러 긴장감이 고조된다. 초반에 예고된 범인의 등장과 함께, 왜곡된 신념이 점차 드러나며 결말로 이어진다.
감독은 클라이맥스 이후, 실종된 아이를 구하는 과정에 긴 시간 할애했다. 이는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를 강조하기 위한 장치로, 그릇된 신념을 가진 목사의 허상을 깨뜨리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 영화에서 주목한 배우는 경찰서 강력팀장 우강민 역으로 나오는 배우 김승현이다. 김승현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2018년 나쁜녀석들, 2019년 영화 악인전부터 최근 오징어게임2 까지 굵직한 국내 작품에 다수 출현했다. 트레이너로 다져진 체격으로 인해 악역이나 강인한 캐릭터로 캐스팅되고 있는 그의 연기는 꽤 자연스럽다. 2022년 영화 마녀2에서 승합차에 마녀를 태웠다가 큰 변을 당하는 장면은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로 충분한 인상을 남겼다.
이 영화에서 또 다른 눈길을 끌고 있는 배우가 있다. 첫 장면에서 범인을 교회로 이끌고 곧 실종되어 사건의 시작이 되는 아역 신아영의 엄마역인 배우 주인영이다. 그녀는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지만, 주로 부각되지 않는 역할을 맡아왔다. 최근 살인자ㅇ난감에서 피해자의 장례식에 찾아가 깽판을 치고 그 아빠를 차로 치어 또 다시 가해자가 되는 엄마 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계시록에서도 중요한 역할은 아니지만, 딸을 찾지 못해 오열하며 쓰러지는 그녀의 연기는 오랜 연극 활동을 통해 다져진 내공을 보여준다.
영화사 발전을 이끄는 보이지 않는 영웅들
노모를 모시고 있는 우리 집에는 거실에서 항상 트로트가 울려 퍼진다. 몇 해 전 종편 채널에서 시작한 트로트 유행이 정규 방송 뿐만 아니라 재방송까지 케이블 TV를 장악했다. 그 흐름이 방까지 들리면 조용히 핸드폰을 꺼내 원격으로 소리를 줄이곤 한다. 가끔 잡음이 들리는 거실을 지날 때 화면을 볼 수 밖에 없는데 역시 유행하는 음악의 중심에 가수의 외모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갑자기 나타나 스크린에 등장하는 스타들이 있다. 오랫동안 훈련을 거쳐 능력을 증명한 배우도 있지만, 외모로 얻은 인기 만으로 스크린에 출연하는 배우들도 있다. 무대에 서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헌신하는 스탭들과 무대 밖에서 열광하는 팬들을 보며 자신이 위대하고 거대한 인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인기가 무대가 아닌 스크린에서도 그대로 이어 질 것이라는 착각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
한국의 영화는 120년이 넘은 역사 속에서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했다. 1960년대 오발탄과 하녀 등 명작이 발표되면서 1970년에는 바보들의 행진과 고래사냥 같은 작품들이 개봉되었다. 1990년대에는 쉬리, 초록 물고기 같은 영화에 이어 올드보이, 괴물 그리고 기생충 같은 역작들이 탄생했다. 현대에는 지옥과 오징어 게임 같은 드라마가 OTT에서 활발하게 영향력을 발산하며 그 뒤를 이어 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또 다른 새로운 역작이 탄생할 것이다.
그 중심에는 오랫동안 연극과 영화에서 내공을 쌓으며 우리 영화사 발전에 보이지 않게 기여하는 훌륭한 조연과 보조 출연자들이 있다. 그들은 스크린에서 비록 보잘것 없는 역할을 맡고 있지만, 영화사 전체에서 없어선 안될 중요한 존재들이다. 이제 우리는 그들이 좌절하지 않고 팬들의 기운을 얻어 발돋움 하기를 기대하며 응원해 주어야 한다. 언젠가 그들의 노력과 열정이 우리 영화사에 위대한 업적이 되어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가지면서 말이다. 윤여정 배우가 1971년 하녀에 출연하고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기까지 50년이 걸렸던 것처럼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