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동물원
고교 졸업 후 출가해서 살고 있는 아이one이 어느 날 강아지 두 마리를 주렁주렁 매달고 왔다. 이미 키우고 있던 닥스훈트까지 세 마리가 서로 뒤엉켜 있는 사이 거실은 순간 쑥대밭이 되었다. 워낙 동물을 좋아하는 가족들이라 잔소리는 잘 하지 않았지만 두 마리를 작은 공간에서 키우겠다고 고집하는 아이one을 생각하니 답답하기만 했었다. 지금은 아이one...
고교 졸업 후 출가해서 살고 있는 아이one이 어느 날 강아지 두 마리를 주렁주렁 매달고 왔다. 이미 키우고 있던 닥스훈트까지 세 마리가 서로 뒤엉켜 있는 사이 거실은 순간 쑥대밭이 되었다. 워낙 동물을 좋아하는 가족들이라 잔소리는 잘 하지 않았지만 두 마리를 작은 공간에서 키우겠다고 고집하는 아이one을 생각하니 답답하기만 했었다. 지금은 아이one...
일을 하다가 양이 너무 많으면 그냥 징징댔어요. 하는 일이 너무 많아 모두 고생이 심하니 인원을 더 지원해 달라고 읍소만 했어요. 그러면 나를 대신해 일해 줄 사람이 늘어났죠. 입만 갖고 살았어요. 말로 일을 다 했지요. 지적하고 지시하고 소리치고 짜증내고. 그렇게 오래 지내다 보니 말로 일하는 게 제 업무가 되었어요. 그렇게 느껴졌죠. 많이 징징...
집에서 몇 발자국 나오면 동네 대표적인 시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골목을 너무나도 오랜만에 지나 가게 되었다. 어렸을 때는 하늘이 뚫려 있어서 비가 오면 흥건한 진흙을 밟으며 옷에 튀지 않으려고 조심히 다니던 골목이었는데 지금은 양쪽 건물을 이어 지붕을 설치해서 마치 쇼핑몰 안에 들어온 것 처럼 건조한 공간이 되었다. 어린 시철 정취가 가득 담긴 고...
별명은 이름 짓는 것과는 확연하게 다르다. 친구들이 쉽고 편하게 부르기 위해서 만들어 지기도 하지만 하대하기 위해 지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안에 의미란 거의 없고 축복이나 바램 따위는 더더욱 찾아볼 수가 없다. 마치 강아지 이름 짓듯이 쉽게 지어지고 부르는게 별명인 것이다. 어쩌면 강아지 이름짓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릴지도. 별명은 누가 먼저...
나의 아이는 아버지 가시고 딱 1년 후에 태어났다. 아마 계셨더라면 직접 작명을 해 주셨겠지. 어쩌면 그게 가장(家長)의 의무일 수도 있을테니까. 그 때 가족들은 저마나 하나씩 이름을 지어 왔다. 한자의 뜻과 음을 이야기하고 발음하며 주장했었다. 어차피 결정은 가장의 몫이었는데 그건 바로 나였다. 합의가 없었던 독단적인 결정은 아니었지만 결국 내가 주...
몇년 전. 대략 7~8년 전 쯤. 회사 동료 몇명이 모여 스터디 그룹을 만든 적이 있었다. 미래를 위해 회사를 하나 만들 수 있을 만 한 멤버들로 시작했다. 퇴근 후 함께 모여 R&D 할 수 있는 장소까지 제공해 주시는 스폰서도 있었다. 각자의 역량에 따라 과제를 나누고 모여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필요에 따라 멤버가 추가되어 최종 5명...
가슴에 손수건을 달고 초등학교를 입학하던 조무래기 유년기 시절. 우리집 마당에는 한마리 개가 있었다. 약간 빛 바랜 코발트 블루 페인트가 살짝 벗겨지고 있던 고철로 된 대문을 열면 정면으로 마주 보이는 마당 끝, 나무판자로 만든 노란색 경사지붕의 개집. 차가운 시멘트 바닥을 무섭게 뚫고 박혀 있는 구부러진 철근 끝자락에 연결된 굵은 철사를 꼬아 만든...
아빠를 아버지라고 부르던 첫 날을 나는 기억한다. 일요일. 가족 모두 깨끗한 옷으로 갈아 입고 교회로 향했어. 가까운 교회를 다니다 이사를 한 후에도 바꾸지 않고 다녔기에 매 주마다 시계를 넘어서 가야 했지. 한참을 달려 도착한 교회 앞에는 주차를 도와 주시던 집사님들이 반갑게 인사하고 있었고 아빠도 그들과 웃으며 안으로 들어가고 계셨지. 무슨 일 ...
1. 후리가나(ふりがな) 란? 일본어에서 한자 위에 히라가나를 적는 것을 ‘후리가나’(振り仮名) 또는 ‘요미가나’(読み仮名)라고 합니다. 후리가나는 일본어 표기에서 어떤 단어나 글자(주로 한자)의 읽는 법을 주위에 작게 표기해 놓은 것을 말합니다. 보통 한자 위에 표기되며, 일본인들도 어려운 한자를 읽는 데 도움을 받습니다. 후리가나의 주요 사용...
23살이었던가. 그때가? 30개월 군대생활을 마치며 돌아와 전국을 돌며 아르바이트를 하고 복학 전에 구입했던 386 PC. 20인치 CRT모니터에 캐논 잉크젯 프린터까지 들고 와서 처음 설치했던 프로그램이 이야기 5.3 모뎀을 통해 전화접속하고 ‘하이텔’, ‘천리안’에 접속해 조잘대던 시절. 가장 먼저 해야했던 건 바로 아이디와 비밀번...